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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능 한 달 남은 고3 수험생들을 위하여

[수능 한 달 남은 고3 수험생들을 위하여]

 

언론사에 교육칼럼을 기고하던 시절에는 1년 단위로 시의적절한 글을 썼었습니다. 그 중에서도 가장 신경을 많이 썼고, 클릭 수와 체류시간도 가장 많이 나오는 게시물이 수능 전 점검사항과 관련한 글이었습니다.

 

하지만 당시에 썼던 글들은 (이제와서 돌아보면) 회사의 집필방향에 맞춰야 하는 부분이 컸었고, 제가 칼럼 집필을 넘겨받고부터는 저의 실제 경험에서 우러나온 보다 실질적인 내용들을 집중하여 쓰고자 하였으나 다분히 원론적인 내용들이 대부분이었습니다.

 

물론 독립한 후 멤버십프로그램을 통해 집중관리를 해 주고 있는 학생들과의 지속적인 피드백을 통해 더욱 노하우가 다듬어지는 부분도 있습니다.

 

간략하지만 꼭 기억해둘만한 내용들을 학습분야와 실질분야, 정서분야로 구분하여 적어보겠습니다.

 

 

들어가기에 앞서

 

글 제목에 굳이 고3 수험생이라고 언급한 이유가 있습니다. 이른바 N수생들은(반수생, 직장인 등 모두 포함하여) 어찌되었건 수능시험에 대한 경험치가 있습니다. 11월 셋째주에 시행되는, 그 당시 심정으로는 이 단 한 번의 시험으로 내 인생이 결정된다는 생각까지 들게 했던 그 어마어마했던 시험, 온 나라가 출근시간을 조정하고 심지어 듣기평가시간에는 비행기 이착륙까지 금지할 만큼 대단한 시험이라고 하는 엄청난 부담과 중압감을 맛보면서 말이지요.

 

물론 학교에서도 내신시험기간을 제외하고는 매달 전국연합학력평가와 대수능모의평가를 실시하긴 했지만 어디까지나 내가 매일같이 가장 오랜 시간을 몸담고 있는 우리학교, 익숙한 교실, 익숙한 주변 친구들, 익숙한 감독관 선생님들 속에서 치른 시험이지요.

 

하지만 수능은 생소한 고사장(정말정말 운좋게도 출신고교를 배정받는 경우도 있긴 합니다만)에 앞뒤좌우를 둘러봐도 낯선 수험생들, 여러 명 들어오는 감독관들, 칠판쪽 벽에 걸린 태극기까지도 종이로 가려놓은 모습들 그러한 모든 낯선 경험들을 이미 한 번 경험해본 사람과 그렇지 않은 사람의 차이는 상상할 수 없을 정도로 큽니다.

 

 

학습분야

 

9월모평을 전후로 대부분의 학원에서는 실모를 꾸준히 실시합니다. 대형학원들 위주로 사설모의고사도 계속됩니다. 이러한 실모를 계속 응시하는 것에 대한 찬반여부는 정답이 없습니다. 학생의 학습상황이나 성취도수준, 그리고 멘탈스타일에 따라서 천양지차이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본질적인 답을 해 보자면 저는 반대입니다.

 

N수생들은 현역때에 비해 분명히 성적이 오릅니다. 물론 명확한 통계적 근거가 나와있지는 않지만 여러 전문가들이 모여있는 집단에서 수집하는 10여 년 이상의 자료들을 근거로 하자면 그렇습니다. 70%는 현상유지에 가깝습니다. 극적인 성적향상의 케이스도 분명 존재합니다만, 로또도 항상 1등 당첨자는 존재합니다. 그럼에도 N수생들의 성적이 오른다고 이야기하는 근거는 다음과 같습니다. 바로 현역때의 성적이 워낙 좋지 못하기 때문입니다.

 

이미 언급한바와 같이 처음 경험하는 낯선 환경에서 최고로 긴장하며 치르게 되는 시험이라는 측면도 있지만, 일단 N수생에 비해 물리적인 학습시간이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부족한 것이 가장 큰 원인입니다. 그리고 수많은 문제들을 경험하며 음으로 양으로 알게 되는 노하우와 기술들도 현역의 경우 획득하기가 어렵습니다.

 

그러한 상황에서 꾸준하게 실모를 응시하다보면 생각보다 많이 부족한 자신을 돌아보게 되며 일단 멘탈이 무너집니다. 간신히 부여잡은 멘탈로 오답정리를 하고 보충학습을 하며 또 한 번 무너지게 됩니다.

 

수능시험은, 특히 고3의 경우 평소 자신의 실력만큼만 나와도 대박이라는 말이 있습니다. 보다 현실적으로 풀어보자면, 오답률이 높은 문제들을 고생하여 풀어 맞는 것보다 평소 늘 맞던 문제들을 틀리지 않는 것이 훨씬 좋다는 말입니다. 시간 분배도 냉정하고 정확하게 해야 하지만 고배점 문항을 애써 맞추는 것보다 낮은 배점 문항들에서 틀리지 않는 것이 기본이 되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국어의 경우 공통과목별 4문항씩인 3점문항에 집중하는 것보다 2점문항에서 오답을 내지 않는 방향이 훨씬 현실적으로 유리합니다. 2점짜리만 다 맞으면 70점입니다. 수험생들이 어려워하는 보기문항에도 너무 시간을 쓰지 않는 것도 요령입니다. 수학의 경우도 마찬가지입니다. 영어의 경우는 더욱 분명합니다. ‘빈순삽에 집중하여 한 문제라도 더 맞는 것보다 듣기와 실용문, 3장문에서 틀리지 않는 것이 훨씬 중요합니다.

 

이런 노하우들을 N수생들은 이미 어느 정도 본능적으로 깨닫고 있습니다. 그러다보니 고3은 남은 기간동안만큼이라도 새로운 문제를 접하여 본인의 부족함을 충분히 느끼는 것보다 자신이 그간 해왔던 대로의 학습을 이어나가며 늘 맞던 문제들을 절대로 틀리지 않는 것이 중요합니다.

 

 

실질분야

 

사실 고3 올라오며 천천히 꾸준히 몸에 배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지만 현실적으로 2학기 시작되면서부터라도 수능시간대에 자신을 맞추는 것이 필요합니다. 수능날은 0810분까지 입실하여 0840분부터 1교시가 시작되는 만큼 적어도 시험시작2시간 전에는 잠에서 깨어날 수 있어야 합니다. 아침과 점심도 빼먹지 않고, 몸에 무리가 가지 않을 정도로 먹는 것이 중요합니다. 수능 당일 점심은 언제부턴가 죽세트가 국룰처럼 되었습니다만, 평소 먹던대로 먹는 것도 좋습니다. 굳이 죽을 먹겠다고 하면 2~3일 전부터 점심으로 죽을 먹도록 하는 것도 좋습니다.

 

수능 1교시부터 맑은 정신으로 응시하는 것은 무엇보다 중요합니다. 1교시 국어가 워낙 여럽다보니 1교시를 제대로 보지 못하면 2교시, 3교시 연쇄적으로 망치게 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1교시 망치고 가방싸서 집에 가는 수험생들도 꽤 많이 보았습니다.)

 

그러다보니 이전날 취침시간도 중요합니다만, 최고로 긴장되는 밤에 쉽사리 잠에 드는 것은 결코 쉽지 않습니다. 다음 정서분야에서도 언급하겠지만, 적어도 수능 전 1주일 전부터는 취침시간을 맞춰주는 것이 좋습니다.

 

수능일 아침에는 가능한 한 서둘러서 아침도 여유롭게 먹고 고사장에도 가급적 일찍 도착하도록 하기 바랍니다. 우선 고사장 주변은 차량이 통제가 됩니다. 대중교통을 이용하더라도, 부모님의 차량을 이용하더라도 생각보다 걷는 구간이 길어지게 됩니다.

 

고사장에 도착해서도 준비할 것들이 꽤 됩니다. 우선 책걸상에 문제가 없는지부터 확인해야 합니다. 책상에는 수험번호 스티커가 붙어있기 때문에 교체는 불가합니다만 간혹 균형이 맞지 않아 끄덕거릴 경우를 대비해서 책상다리 밑에 받쳐줄 것을 챙겨가는 것도 좋겠습니다. (종이를 접어서 셀로판테이프로) 수능시계도 테이프로 책상 좌상단에 붙이는 것이 속편합니다. 아예 클리어슬립을 붙여놓고 그 안에 수험표, 신분증, 시계를 모두 집어넣어놓는 요령도 있습니다. 이리저리 수능시험지를 넘기고 뒤집다가 (평소에는 책상 위에 있을 일이 없던) 수험표, 신분증, 시계등이 굴러떨어지거나 신경을 거스르지 않도록 하는 것이 무척 중요합니다.

 

수능일 지참물은 모두들 알고 있을 것입니다만 그 중 몇 가지를 짚어보겠습니다. 우선 단순한 모양의 귀마개는 착용 가능합니다만 매 시간 감독관의 점검을 받아야 합니다. 수정테이프도 가급적 가져가는 것이 좋습니다. 수정테이프는 고사장별로 비치가 되긴 합니다만 급박한 순간에 손을 들고 가져다 주기를 기다리는 것은 생각보다 힘듭니다. 왜 고사시간 끝나기 얼마 남지 않아서 꼭 마킹 실수가 생기는건지

 

샤프펜슬은 지참이 불가합니다. 다들 알다시피 수능샤프를 나눠주지요. 하지만 샤프심은 지참이 가능합니다. 본인이 익숙하게 사용하던 심을 가져가서 교체해 쓰는 것은 가능합니다.

 

에너지바 등의 초코바를 챙겨가는 것도 좋습니다. 각 교시 시작 전에 하나 먹고 당충전을 하면 두뇌회전에도 좋

 

 

정서분야

 

사실 수능을 앞두고 있는, 특히 고3에게는 그 어떤 것보다 정서분야의 관리가 가장 중요합니다. 어렵고 곤란한 상황에서도 아무렇지 않다는 듯 시크한 모습을 보이는 것이 쿨하다고 생각하는 시기이기에 학부모님들이 전혀 눈치채지 못하는 학생들만의 어려운 부분들이 꽤나 있습니다.

 

우선, 수능 전날 정도부터는 가급적 가족간의 대화를 줄이는 것이 좋습니다. ‘아빠는, 지금까지 니가 이만큼 해 온 것만으로도 충분해.’, ‘너무 긴장하지 말고 평소 하던대로 편안하게 해.’, ‘엄마아빠는 널 믿어.’, 부담갖지 말고 긴장하지 말라는 응원의 말들 하지 마세요. 아무리 편하게 대해준다 한들 수능을 앞둔 수험생은 긴장되고 신경쓰이기 마련입니다. 차라리 며칠 전부터 미리 이야기를 해 두세요. 수능 하루이틀 전부터는 우리 아무말도 안할테니까 너도 신경쓰지 말고 너 알아서 잘 하고 와. 수능 끝나고 이것저것 이렇게 하자 라고 말이지요.

고사장에 데리고 가실 때도 마찬가지입니다. 음악 뭐 틀어줄까? 이따 어디서 몇시에 기다릴까? 등과 같은 말들도 다 필요 없습니다. 그저 그냥 그대로 두세요.

 

음식도 너무 신경쓰지 마시기 바랍니다. 평소 먹던대로, 단 지나치게 고칼로리나 기름진 음식은 피하는 것이 좋겠지요. 커피와 에너지음료 등의 고카페인음료도 개인적으로는 진작부터 멀리하라고 합니다만, 이미 습관이 된 친구들은 너무 지나치지 않을 정도로만 하되 수능날은 멀쩡한 사람도 긴장되어 심박수가 높아지는만큼 당일날 카페인 섭취는 가급적 말리고 싶습니다.

 

긴장을 막으려 청심환을 먹는 것도 조심해야 합니다. 실제로 청심환 먹고 3교시부터 푹 자버린 케이스도 있었습니다.

 

옷의 경우는 가급적 학생이 최대한 편하게 마음껏 입게 해 주되 체온조절을 위해 여러 겹을 입어두는 것이 좋습니다. 맨투맨 위에 후리스, 그리고 패딩 정도. 수면바지 압고 오는 친구들도 많이 있구요, 털슬리퍼 신고 와도 상관없습니다. 아무도 뭐라 하는 사람 없으니 최대한 편하고 어색하지 않게 입는 것이 좋습니다.

 

모자를 써도 상관은 없지만 감독관의 허락을 받아야 합니다.

 

 

가채점

 

수능 전날 예비소집 때 가채점용 스티커를 나눠주기도 합니다. 물론 수능 후 논술과 면접 등을 위해 반드시 가채점이 필요한 경우라면 꼭 챙겨야겠지만, 그렇지 않은 경우 굳이 가채점을 위해 신경을 쓰고 시간까지 소비하지 않는 것이 좋습니다.

 

 

마무리

 

뻔하지 않고 원론적이지 않은 이야기들 위주로 적어보았습니다. 아무쪼록 도움되어 좋은 결과가 있기를 바랍니다.